2013/06/16

배낭을 매고 세상을 여행하는 청년의 뜨거운 회고록

세상엔 수 많은 사람들이 있고 이들은 시간이 흐르는 동안 많은 일을 경험하고 지낸다. 아픈 역사에 아직도 상처받고 있는 이들도 있다.
우리는 상처받는 이들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자신을 이해하는 만큼 아픈 상처를 받은 이들과 그들과 삶을 함께 할 수 있을까?
예담의 “조금 다른 지구마을 여행”은 스물다섯 청년이 겪는 아픈 사람들의 이야기와 지구와 함께 사는 이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이 책의 저자인 “이동원”은 지구에 대한 넓은 오지랖을 안고 사는 지구청년이다. 그가 펼쳐내는 지구마을의 여행기 속으로 천천히 가보자.. 
베트남에서 캄보디아로..
베트남은 한국만큼이나 전쟁의 아픈 상처를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나라다.   1964년부터 1975년까지 10년 넘게 진행된 베트남 전쟁으로 인한 베트남 국민의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다. 한국도 전쟁의 피해가 채 가시지 않던 1965년 미국의 파병 요청으로 군대를 파병했었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한국 역시 베트남인들을 무작위로 사살하고 여성들과의 관계로 인해 사상아를 낳기도 했다. 이런 과거는 뒤늦게서야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고 진실은 아직 많은 사람들에 의해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베트남에선 아직 한국을 미워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런 도중에 저자가 베트남에서 만난 “응언”씨를 통해 베트남 전쟁에서 한국인의 피해를 입은 사람을 만나고 베트남인과의 만남을 통해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통해 저자는 한단계 성장한다.
이후 여행장의 의심병을 풀어준 툭툭이 기사인 “똘라”와의 만남을 통해선 진정한 ‘글로벌 프렌드’가 무엇인지 알게되고 무작정 난민을 만나고 싶어하던 저자 앞에 나타난 “소반”이 들려주는 난민에 대한 이야기는 부득이하게 국가를 등지고 살아갔던 사람들에 대한 진한 감동을 느끼게 해준다.
한편, 미래의 희망이라 할 수 있는 아이가 캄보디아에서 기름묻은 손으로 학교 과정도 밟지 못하고 일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가슴 아파하기도 했다. 그의 이름은 “삐셉”, 아버지가 재혼하면서 그의 이모가 그를 거두었는데 사촌 동생과 달리 카센터에서 일하고 기름으로 얼룩진 그의 손에서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부모에게 환영받지 못한 아이가 어떤 삶을 사는지 한국에서 너무 많이 보아왔지만 캄보디아도 다르지 않다는걸 보면서 가슴 한켠에 아이들에 대한 미안한과 연민이 가득했다. 세상엔 수 많은 “삐셉”이 있을 것이다. 꿈을 펼쳐야 하는 아이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줘야 하는게 우리의 몫이 아닐까?
평화의 지킴이인 피스보트에서 만난 사람들
세상에서 가장 이루고 어렵고 가장 쉽게 무너뜨릴 수 있는게 무엇일까? 사랑과 평화. 이 두 단어가 현실로 이루어졌을때가 이런 사례에 해당한다.
저자가 피스보트에 타고 만난 사람들 중엔 일본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폭으로 인한 피폭 피해를 받은  ”테루오 이데구치”의 이야기는 전쟁이 남긴 상흔이 결코 가볍지 않지만 이젠 증오를 넘어서 평화로 가야할 때임을 주장한다. 김치를 좋아하는 “히데토 오가와”씨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주제로 저자와 깊은 이야기를 나눈다” 어쩌면 오가와씨가 가지고 있는 한국과 일본 역사를 풀어나가자는 인식만큼은 한국이 만행을 저질렀던 국가들과도 인식차이를 같아져야 하진 않을까?
지구상에 영토분쟁이 있는 나라 중에 활발하게 진행중인 곳중 1곳인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의 공격이 만연한 나라다. 그들이 그렇게 싸움을 벌이게 된건 역사적인 이유에서 기인하지만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고 사망한 아이의 장기를 팔레스타인이 그토록 싫어하는 이스라엘인에게 주고 싶은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그런데 이런 사람이 실제로 존재한다. 그의 이름은 “이스마엘 카팁” 카팁은 자기 아들의 장기를 병을 앓고 있던 이스라엘 아이들에게 제공해주었다.
우리나라 법에서 항상 회자되는 말이 있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마라” 물론 죄를 지은 사람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지만 팔레스타인을 공격하는 이스라엘은 미워해야 하지만 그 사람들을 미워할 이유는 없지 않을까? 카팁은 그래서 상처받고 소외받는 이들을 위해 아직 여러 활동을 벌인다. 저자는 카팁과의 만남을 통해 세상의 사람들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운다.
피스보트는 세계의 평화 지킴이로서 활동하고 있지만, 정작 피스보트에서 발생되는 쓰레기 등은 어떻게 처리하고 있었을까? 저자는 피스보트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나 매연 등을 살펴보고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펼쳤다. 저자가 피스보트에서 하선한 지금 피스보트는 어떤 모습일까? 이에 대한 묘한 기대감을 가져본다.
출생은 일본, 고향은 밀양, 국적은 한국, 조국은 조선. 뭐가 이렇게 복잡할까? 저자가 피스보트에서 만난 “강종복”씨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 주위엔 이런 사람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재중 조선인, 재일 조선인, 크게 고려족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바로 이런 사람들이다. 그러나 우리가 누구보다 아끼고 받아들여야 하는 사람 역시 이들이다. 종복씨에겐 누구보다 사랑하는 “에린”이란 일본여성이 있다. 서로간에 끈끈한 사랑으로 맺어진 그들에게 국적이란 이미 중요하지 않지만 평화를 함께하는 이들과 함께라면 더 멋진 세상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지구촌을 사랑하는 청년이 되어버린 그의 세번째 이야기
멸종의 위기에 처한 세상의 동물들은 참 많다. 가장 대표적으로 고래가 있을텐데, 멕시코에도 이와 같이 멸종의 위기를 겪는 동물이 있다. 바로 거북이! 멕시코 해변에서 저자는 “디에고”와 함께 거북이 지킴이를 자처한다. 인간과 달리 거북이는 그 나름대로의 생활 패턴을 가지고 산다.  거북이를 지켜내고 산다는게 결코 쉽지많은 “디에고”에게 있어 거북이는 이미 그에겐 가족이었다. 저자도 “디에고”와 함께 거북이를 지켜내면서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고 그에게 자연의 신비함과 소중함을 느끼게 되었던 소중한 계기가 되었다.
에콰도르 안데스 산맥에는 곰의 서식환경을 보존하며 사는 사람들이 있다.  곰이 친가족도 아닐진데, 거북이 아버지인 “디에고”처럼 안데스 산맥에서 쿠바의 혁명가였던 “체게바라”의 숨결을 그대로 간직한듯한 “안드레스”를 만나 저자는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생명의 소중함을 느낀다. 우리가 자연을 파괴하는 만큼 우리가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살아간다는건 정말 어려운 일이 될것이다. 저자가 “안드레스”에게 붙인 “곰게바라”라는 별칭처럼 곰처럼 우리도 자연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점을 심어준다.
한국이 근대화에 접어들기 이전에는 판자촌에 사는 사람들이 제법 많았는데 아직도 이런 판자촌에 사는 사람들이 있을까? 있다. 바로 페루다. 저자가 “트루히요”에서 만난 아이들이 해맑게 웃는 모습을 보며 가난이 대물림되는 모습을 보면서 새로운 세상을 꿈꾼다.
개구쟁이에 악동이지만  아이들이 해맑게 웃는 모습을 보며 저자는 어떤 꿈을 꾸었을까? 그리고 아이들의 동심을 지켜주는 길은 무엇일까? 아이들의 미래를 고민해보게 된다.
저자가 볼리비아에서 만난 소년들은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탄광에서 일하는 소년들이었다. 그들이 그런 일을 하기 위해서 태어난 것도 아니지만 생계를 위해 고된 일을 선택하고 그런 도중에 술과 담배에 중독되어 살고 코카인 잎을 씹어가며 일하는 그들은 나이 마흔이 채 되기 전에 죽는다는 자조섞인 말과 함께 교육이 필요한게 아니라 돈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래서 어쩌면 우리가 그들에게 해줘야 하는건 교육의 손길이 아니라 그들이 편안한 환경에서 지낼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는건 아닐까…
저자는 마지막으로 팔레스타인에 들러 전쟁의 상흔을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이해하려고 한다. 전쟁은 누구에게나 마음의 상처를 남긴다.
저자가 말한 것처럼 우리는 지구촌 사람들에게 빚을 한더미 지고 산다. 아니 지구 전체에 그렇다. 저자가 들려주는 지구의 이야기는 가슴한켠이 따뜻하고 아프다.
저자가 지구를 사랑하는 것처럼은 하지 못하더라도 저자의 여행한 길이 아니더라도, 마음만은 영원한 이십대가 되어 지구를 이해하고 보듬어줘야 하지 않을까..
2013년 여름과 가을에 독자의 마음을 따스하게 적셔줄 저자를 만나보자.
“본 도서는 예담에서 서적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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