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1/24

리뷰 - 이것이 편집디자인이다

사회에 진출하고 나서 내가 가장 어려움을 겪었고 지금도 그리 실력이 좀처럼 늘지 않는 분야가 문서를 만드는 일이다.

사실 모든 직장인들이 이런 어려움을 겪었을 테고 게중에는 밤낮으로 제안서를 써대는 통에 문서 작성의 달인이 된 경우도 적잖아 있을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IT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내 경우는 일반 직장인들과 달리 문서 쓰는걸 참 게을리 했을 뿐만 아니라 쓰는 문서도 보고용이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정리하는 것에 집중되어 있었다.

"이것이 편집디자인이다"는 사실 일반적인 직장인군을 대상으로 한 책은 아니다. 편집 디자이너라는 직군을 가진 사람들에게 그 노하우를 일일이 코칭해주는 것이 그 목적인 책이다.

그래서 편집 디자이너도 아닌 내가 본 책에 대한 기대치와 어디까지 그 기대가 충족되었는지 살펴보려고 한다.

신의 이름은..? 편집 디자이너 이십니까?

이 책이 편집 디자인에 관한 책인줄은 알았지만 편집 디자이너를 대상으로 했던 책인지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기에 디자이너라는 이름표 목차를 봤을 때 적잖게 당황했다. 그래도 독자가 편집 디자이너를 꿈꾸거나 진입할 예정이라면 이 장의 내용이 소중하게 다가올 것이다. 하지만 나는 여기서 느낀 바가 없다는 것! 결론부터 말하면 디자인에 대한 열정을 체크하는 곳에서는 0점을 매겨버렸다.


디자이너가 간직하고 내보이지 말아야 할 이야기

편집 디자이너는 자신의 디자인에 대해 말할 줄 알고 겸손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의뢰자를 만족시키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저자는 Chapter 2를 통해 10가지의 비밀노트를 슬며시 꺼내어 책상에 내어준다. 당신이 어떠한 기준에 있는 편집 디자이너이든 이 장을 통해 사악한 편집 디자이너로 가기 위한 지식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디자인, 스텝을 밟다. 우리 지르박이라도?

Chapter 3부터 내가 이 책을 리뷰 대상으로 고른 가장 큰 이유였다. 어떠한 일이든 순서가 있듯이 편집 디자인에도 의뢰자를 만족시키기 위한 일련의 절차가 존재한다.

Concept(이야기) -> Process(표현하다) -> Flow(리듬을 타다) -> Get the Gist(대상을 만나다)

이야기를 통해선 디자인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를 결정한다. 굳이 편집 디자이너의 손을 거치지 않는 작품이 아니더라도 최소한 만드는 저작물이 어떠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는 알아야 할테니까 말이다.

어떠한 이야기를 펼쳐내기로 생각했다면 이제 그것을 멋들어지게 만들어내어 독자를 유혹할 수 있도록 꾸며야 한다.  여기서 알게된 가장 큰 깨달음은 여백도 내용이다! 편집 디자인 물로서 끊임없이 독자를 이끌 수 있는 표현 방법을 써야 한다는 것이 Process에서 가장 주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독자가 편집 디자인물을 보고 조용히 시선을 옮겨주어 모든 내용을 보아주면 고맙겠지만 어디 독자가 그런 사람들인가? 독자들은 청개구리가 많다. 혹시 필자도 아니냐고 묻는다면 강하게 부정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편집 디자인물에도 독자가 편하게 볼 수 있도록 리듬을 내어줄 필요가 있다. 음악에서 평이한 음이 계속된다면 지루하게 느껴지겠지만 강약을 조절한다거나 어느 한쪽을 적절히 내어주면 느낌이 다른 것처럼 편집 디자인물도 이와 같다.

이처럼 편집 디자인을 마쳤다면 이제 편집 디자인이 실제 대상을 만날 차례다. Step 04를 통해 다양한 편집 디자인 대상을 만나보자. 이 스텝을 통해 독자는 대상이 편집 디자인과 만났을 때 어떤 구성을 해야 할지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소품도 잘 활용하면 아름다울 美가 된다.

친구들 집이나 잘 꾸며진 모델 하우스 또는 온라인 쇼핑몰엔 해당 상품을 받쳐주는 여러가지 보조 기구를 볼 수 있다. 우리는 흔히 이것을 소품이라 한다.

편집 디자인에서도 작은 소품은 편집 디자인 결과물을 돋보이게 하기도 하고 독자의 이해를 돕기도 한다. 이 장을 통해 편집 디자인 뿐만 아니라 프레젠테이션 자료에서 충분히 응용 가능한 기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선, 박스, 배경, 공간 구성, 트리밍(IT동네 이야기로 말하면 사진의 클리핑이라고 번역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프(언제까지 딱딱한 그래프만 쓰시겠어요?), 약도와 지도로 나누어 소품의 활용 방법과 장점, 단점을 설명한다.

8가지 Detail 소품을 응용하면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좋은 작품이 나올것이다. 개인적으로도  소품 활용은 크게 생각치 못했던 내용이었기에 깜짝 놀랬던 부분이었고 가장 많이 배웠던 부분이 아닐까 자평하고 싶다. 그렇지만 소품 활용이 어디 그렇게 쉬운 문제일까..

한번은 온라인에서 본 어떤 라디오가 그렇게 맘에 들기에 구입하고 책상 위에 올려놓고 쓰던 중에 구입했던 라디오가 잘 구성된 소품으로 다른 상품 사진에 쓰인 것을 보고 책상을 보니... 그야말로 난.장.판


설명해줘도 잘 모르지만 도움이 되는 디자인 결과물 분석 결과 보기

편집 디자이너도 아닌 까막눈 직장인이 "이것이 편집디자인이다"를 정독했다고 해서 편집 디자인을 완벽히 이해할리... 없다.

아니 그럼 그렇지란 말이 절로 나올만큼이다. 하지만 편집 디자인에서 훔쳐올 수 있을 만큼은 배웠지만 여기서 지식 흡입을 그만하기엔 마지막 Chapter의 내용은 정말로 뜨끈뜨끈하다.

리플릿, 봉투, 레터지, 명함, 포스터와 책표지, 페이지물 편집 디자인과 표지 디자인에 대한 사례를 다룬 5가지 Project 이야기는 편집 디자인을 어떻게 했을 때 어떤 어려움이 있고 어떠한 것을 고민해보게 되는지 그런 문제들을 어떻게 잡아나가는지 이야기를 펼쳐낸다.


결론요약합시다.

"이것이 편집디자인이다"는 사실 온라인 편집 디자인 물에 사용하기에는 어렵다. 그러나 필자가 원했던 편집 디자인이란 관점(어떻게 하면 문서를 예쁘게 만들 수 있을까?)에선 소기의 성과를 이뤄냈다.

그렇지만 디자인에 대한 열정은 0 이다보니 책에서 설명한 모든 말과 단어가 익숙할리 없고 샘플을 보아도... 읽다보면 아 그렇구나 싶다가도 설명없는 샘플만 보면 하아~ 하고 한숨만 나왔던 것은 어쩌지 못했던 부분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을 읽어야 하는 독자층? 많은 분들이 본 도서에 대해 후한 평가를 내려주셨는데 그분들은 모두  디자이너라는 것!

그래서 편집 디자이너도 아닌 필자는 이 책을 편집 디자이너라면 초심을 잃어버렸다 싶을 때 봐야 하는 책으로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hapter 3, 4의 내용은 하루종일 멋들어진 문서를 만들어내야 하는 우리의 애달픈 직장인들에게 권하고 싶다.

참, 필자가 이 책을 읽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
  - "나는 나중에 도서 편집자가 될지도 몰라서 이 참에 읽어둬야 겠어!!"

댓글 2개:

회색달빛 :

편집디자이너가 아닌 관점에서의 리뷰, 참 흥미롭네요!
전 개인적으로 디자이너와 아티스트의 경계를 모르고 열정만 가득한 신입 디자이너
혹은 자존심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 있는 자만형 디자이너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었습니다.
저같은 허접 디자이너에게도 도움 되었고요. 하핫 ^^

서치 :

회색달빛 // 사실 출판 기획자나 편집자는 저같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보는걸 상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질 높은 책이 나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회색달빛님 덕분에 이 리뷰가 더욱 풍성해지는 것 같아서 좋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