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라는 존재를 유심히 살펴보다 보면 문득 공통된 분모를 찾을 수 있게 된다.
아마 부모님이라는 존재가 아닐까.
내가 태어나서 몇년이 지나든 늘 같은 자리에서 서글픈 눈으로 바라보시는 그 눈빛.
비록 나이는 적지만 1년씩 세월이 흐르면서 그 눈빛을 깨닫게 되었다.
그런 내가 얼마전 부모님 마음을 아프게 해드렸다.
휴대폰 기기 변경 때문인데, 토요일에 급하게 내려가서 명의 변경을 한다는게
어떠한 이유탓에서였는지 대리점에 2시 넘어 도착하게 되었다.
통상적으로 모든 회사가 토요일엔 1시 이후로 영업을 하지 않으니 무척 당연하게
변경 처리가 안된다는 걸 알면서, 같이 간 어머니(어머니 앞으로 휴대폰이 명의 되어있다)
에게 투정을 부리기 시작했다. 어머니가 조금만 일찍 서둘렀어도 1시 이전에 기기
변경하는 건데 그렇게 못해서 늦어버렸다고, 어머니는 미안해하시면서 시골에 가시는
도중에 내 기분을 풀어주시려는 듯 이런저런 말을 꺼내셨는데, 난 그때까지 왜 그렇게
심통을 부리고 있었는지, 어머니 말엔 허투로 답변을 넘기기 시작했다..
시장에 들러 물건을 구입할께 있어 헤매다가 어머니에게 짜증섞인 목소리로
여기에서 물건 구입할때가 가깝냐고 그랬고, 어머니는 그냥 여기서 내리시겠다고 하고
물건 구입하는데까지 가셨다..
시장을 한 2-3 바퀴 돈 다음에야 어머니를 태웠는데, 그런 동안에도 난 어머니한테
심통 아닌 심통을 부리며, 시골에 도착했다..
아버지가 같이 있는 곳에 어머니를 모셔다 드리고 나오는 길에, 아버지가 휴대폰 기기
변경을 잘 했냐고 하시길래, 그렇지 않다고 조금 짜증 섞이고, 지친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서 내가 서울가서 기기 변경 하겠다고, 그냥 말해버리고 나왔다..
그리고 서울 올라오는 도중에 그렇게 밖에 못한 나에게 너무 화가난 탓이었는지
급하게 운전하면서 스피커 볼륨을 50까지 올려놓고 시속 160km 까지 밟아가며
크락션까지 울리면서 올라왔다.
서울에 도착하고 나서도 난 심통을 계속 부리면서, 조금만 더 서둘렀어도, 내가 심통
부리지 않았을텐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건 아니었다. 차에서 내리지 않고 10시까지 운전석에 잔 다음에야 어머니한테
전화가 온걸 알았다. 전화 드리려고 했었는데, 그게 내 심통탓이라는 걸 알았지만
차마 전화를 드리지 못했다.
10시까지 오전과 오후에 잠깐 일어난 일을 생각하니 눈물이 눈앞을 가렸다. 어머니에게
전화해서 잘 올라왔다고 전해드리고, 이 말 한마디를 전해드렸다.
"엄마, 내가 낮에 심통 부리고 짜증낸거.. 그렇게 하는 거 아닌데, 그렇게 해서 미안해"
어머니는 "그래 알았어"라고 말하시곤 편히 쉬라면서 전화를 끊으셨다.
토요일에 당연히 안되는 걸 아는 나였는데, 왜 어머니한테 심통을 부렸을까 하는 생각에
주말내내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았고,
사실 지금 글을 쓰는 동안에도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엄마 미안해요. 내가 엄마랑 아빠랑 내게 쏟아부는 노력과 나 잘되라고 보시는 눈빛에
서글픈 눈물을 고이게 해서 미안해요. 그리고 죄송해요. 나 아직 철없는 아들일지 모르지만
엄마, 아빠. 내 인생에서 두번다시 오지 않을 2분에게 다시 실망시켜 드리지 않을께요.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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