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2/25

역시 왜곡 편파보도는 별로 맘에 안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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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와 보도사이] 민언련 보고서

2006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곳곳에서 한 해를 정리하는 움직임이 분주한 가운데 민언련 신문모니터위원회는 '2006년 나쁜보도 10선'을 선정했다.

먼저 하반기에 벌어진 북 핵실험에 대한 일부 신문들의 보도는 '핵공포' '한국판 9·11' '핵폭풍'이라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용어사용으로 국민들의 불안감을 한껏 자극했다. 또 미국의 강경 일변도의 대북 압박정책에 대한 문제점은 비판하지 않은 채 '포용정책 흔들기' 등 대화보다는 '물리적' 해결책만을 강조하기도 했다.

두 번째로는 올해 내내 논란을 일으켰던 한미FTA 협상 관련 보도이다. 협상이 시작되기도 전에 4대 선결조건에 합의하는 등 졸속·밀실협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던 한미FTA 협상에 대해 일부 언론들은 정부의 '장밋빛 미래'만을 무비판적으로 전달하고 반FTA 진영을 '반미론자' '친북세력' 등으로 낙인찍었다. 그러면서 실익이 분명하지 않은 한미FTA 체결을 맹목적으로 주장해 문제로 지적됐다.

지난 7월 서래마을 프랑스인 집 냉동실에서 영아 시체 2구가 발견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있었다.

범인은 친엄마로 밝혀졌지만 그 과정에서 언론들의 무차별적인 추측성 보도와 인권침해는 도를 넘었다는 평가다.

월드컵 관련 보도도 빼놓을 수 없다. 월드컵 기간 중 방송은 그야말로 '올인'이라는 비난을 줄기차게 받았다. 이런 비난에서 신문은 한 발 비켜나 있었지만 '과잉보도'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는 못했다.

신문모니터위원회가 월드컵이 한창인 6월12일∼15일까지 5개 주요 중앙일간지의 월드컵 관련 보도량을 분석한 결과 조선 동아일보는 전체기사의 30% 이상이 월드컵 보도로 채워졌고, 중앙일보는 무려 41.78%에 달했다. 특히 중앙일보는 1면에서의 월드컵 보도 비율도 75.16%에 달했다.

신문들의 월드컵 관련 보도는 한국과 토고의 경기 다음 날인 14일자에서 절정을 이루었다.

이날 중앙일보는 월드컵 관련 보도 비율이 60.93%에 이르렀다. 또 경향신문, 동아일보, 중앙일보는 1면의 월드컵 관련 보도 비율이 100%로 1면의 모든 기사가 월드컵 기사였다.

월드컵이 전 국민적 관심사이긴 하지만 신문들이 월드컵 보도에 빠져있는 사이 우리 경제와 사회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한미FTA 1차 본협상이 미국에서 마무리됐고, '6·15 공동선언 발표 6돌 기념 민족통일 대축전'이 광주에서 열리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 신문들은 이런 현안마저도 단순 중계하는 데 그치거나 축소보도로 일관했다. 아무리 월드컵과 한국 팀의 경기 결과가 국민적 관심사라 해도 주요 신문들이 월드컵에 빠져 우리 사회 주요 현안을 소홀히 다뤘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밖에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피습 보도에서 보인 '침소봉대' '확대과장' '피의자 인권 침해' 사례와 '세금폭탄' 운운하며 '부동산 부자'만을 비호하려는 부동산 관련 보도, 평택 대추리, 전시작전통제권, 포항 건설노조 파업 관련 보도, 일심회 관련 보도도 선정됐다.

올해도 일부 신문들의 왜곡·편파·선정적 보도 행태는 예년에 비해 나아지지 않았다. 언론에 대한 감시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이유다.

꾸준한 감시와 비판은 '사회적 공기'를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다. 더불어 많은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적극적 의사표현이 절실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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